2007/02/15 00:34
내 학창시절은 누가 보상해주지? - '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를 읽고 관찰일지/about 세상2007/02/15 00:34
내가 고등학교 진학을 했을 때였다.
1학년에 입학하니 학교에서 각종경진대회(수학, 물리, 화학..)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교무실로 오라고 했다.
그 사람들 중에 나도 있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컴퓨터로 진로를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어, '컴퓨터경진대회'에 참가하고자 해서이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중1을 마지막으로 멈추긴 했지만, 나름대로 초등학교 때 부터 '컴퓨터 경진대회'를 나가서 나름대로 상도 타고 했었다 )
그런데 막상 내 차례가 되어서 '컴퓨터' 경진대회라고 하니 앞의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던 선생님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학업과 전혀관계가 없고 더더욱 대학 진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컴퓨터는 필요없고 방해만 될 뿐이라는 말을 친절하게, 그리고 협박을 썩어가며, 나에게 해주셨다.
당연히 대회는 꿈도 못 꾸고,
그 후에도 종종 컴퓨터 잡지를 학교에 가져가서 읽으면, 나의 미래를 걱정하시던 친절한 선생님들은 압수해 가셨다.
그 이후 대학에 진학 할 때까지 컴퓨터를 보기도 힘들었다.
(아침 부터 저녁 늦게까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토요일 저녁시간을 잠깐 제외하고는 자율학습이란 명목으로 학교에 붙잡혀 있었다.)
가끔 내가 그 때 컴퓨터 공부를 했더라면, 선생님들이 도와주었다면
지금 난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보상(?)을 누구에게 받아야 하나라고 생각만 해 볼 뿐이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를 읽으면서 내내 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 '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를 읽다.
어떤 자동차 업체의 생산공정에서 연간 생산량의 25퍼센트에 엄청난 결함이 있어서 회사가 판매한 차량의 4분의 1을 리콜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어떻게 될까?
판매한 옷장의 10퍼센트가 불량인 상황에 직면한 가구상에게는 어떤 운명이 닥칠까?
고객 대부분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중소기업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회사는 망하고, 제작자는 신용을 잃고 아마 옷장 제작으로는 더 이상 먹고 살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교사는?
교사가 불량품(?)을 만들더라고 전혀 피해를 입지 않는다.
왜냐면 공무원이니까.
한 술 더떠서
그 책임을 가정에 떠 넘기고 있다.
불량품이 된 것은 부모의 잘못이지 절대 교사의 잘못이 아니니까.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전기 기술자에게 세탁기 수리를 맡겼는데 그가 비싼 출장비를 받고, 2,3시간 정도 일하다가 아무래도 안되니까 펜치를 집어던지고는 고객에게 직접수리를 하라고 맏기고 있다.
누가 자신의 아이들이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바라지 않겠는가?
(나쁘게 표현하면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절대 짤리지 않는 공무원'이라는 위치에서
자신들의 할 일을 점차 가정으로 돌리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직장인 중에 누가 사무실, 공장 또는 상점에서 업무를 그렇게 불완전하게 처리해 놓고는 그 잘못을 최종 제품이나 그 용역의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을까?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위에 나온 이유로 인해 독일 역시 사교육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그 도를 넘어섰지만...)
공교육의 책임을 가정으로 전가(물론 아이들의 성공적인 학교생활이라는 명목으로)
->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학부모들은 걱정과 두려움을 느낌
-> 사교육에 의존.
이러한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위에 처럼 극단적으로 '나쁜 교사'는 적으며
''좋은 교사'도 있다고 반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좋은 교사가 있긴 하다.
메가스터디는 인터넷 강의 싸이트이다. 기존 학원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았다 생각하면 된다.
(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
그런데 메가스터디에 관한 학생들의 평가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을 선택할 수 없는데, 여기선 제가 선택할 수 있어 좋아요"
여기서 학교의 문제점이 나타난다.
교사를 잘못만나면(여기선 전혀 소비자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는다)
그냥 1년을 허비하게 된다.
그리고 그 1년은 절대로 학교에서 보상해주지 않는다.
부모의 몫이요, 학생의 몫으로 남겨진다.
결국은 이 책에서는 이런 억울함을 말하고 있다.
2.
여기까지 이야기가 나왔으면,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교원평가'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난 교원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다.
그러나, 교사(혹은 학교)들을 서열화 하는 것은 반대다.
서열화한다면 이 글 에서 이야기 하듯이
지금 교육 문제의 근본인 '대학의 서열화' 의 확대 재생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해, 자질이 모자라는 교사는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아니 혹시 (그럴리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자질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하위 얼마는 교체를 해주어야 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인은 교사라는 직업이 철밥통 즉-고인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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